[위드코로나 시대 건설업계④] 건설현장 누비는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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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01-19 09:12 조회2,15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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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정상명 기자] 대표적인 노동 집약 산업인 건설업계에도 로봇 기술 도입이 빨라지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건설 로봇과 관련된 연구가 과거부터 진행돼 왔지만 국내의 경우 연구 자체가 미진한 편이었다.
한국과 가까운 나라인 일본만 보더라도 1990년대부터 건설로봇에 대한 연구가 이뤄졌다. 일본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 건설 현장에 ICT를 활용하는 'i-Construction' 정책을 2016년 내놓고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장 청소로봇, 자재운송 로봇, 철근용접 로봇 등이 개발됐고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전통적인 건설 방식의 변화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이러한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기업 트랙티카에 따르면 건설로봇 시장 규모는 2018년 2270만 달러(259억원)에서 2025년 2억2600만 달러(2569억원)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도 건설산업에 로봇이 도입되면서 높은 생산성 향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맥킨지는 코로나19 여파로 정체된 생산성, 낮은 수익성, 높은 수작업 비율을 극복하기 위해서 디지털화는 필수라고 분석했다.
특히 내년 1월부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예정된 점도 건설 현장에 로봇 도입 속도를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는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처벌을 내리는 법안이다. 처벌 수위는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의 경우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 법인은 50억원 이하 벌금이다.
안전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최고경영자는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향후 위험 현장에서는 로봇의 활용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이를 두고 업계 마찰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GS건설과 쌍용건설 노동조합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건설기업노조를 탈퇴한 바 있다. 이들의 노조의 탈퇴 배경은 중대재해법 등 건설 정책‧법안에 대한 건설노조와 플랜트노조 간 갈등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로봇 도입이 확대되면서 건설 노동자의 일자리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종은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업종"이라며 "로봇 도입으로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수도 있지만 건설 업종은 노동집약적 산업이라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야를 넓게보면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첨단기술이 진화하고 있고, 당장 중대재해법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대형건설사들도 현장에 로봇 기술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우선 GS건설은 4족 보행로봇 '스팟'을 내년 상반기부터 아파트 건설 현장과 인프라 스트럭처 공사장에 확대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스팟은 지난 2015년 처음 개발돼 지난해 출시한 4족 보행로봇으로 장애물이나 험악한 지형에서도 무리 없이 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팟에 다양한 IoT센서를 장착해 위험구간의 유해가스 감지, 열화상 감지 등을 통한 건설현장 안전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GS건설 관계자는 "자율보행 로봇인 스팟의 건설현장 도입을 계기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빅데이터 구축, AI활용 영상분석, IoT센서, 증강현실 등의 기술을 건설현장에서 적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삼성물산도 고위험 작업을 대신할 로봇 기술을 건설현장에 본격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액세스 플로어' 시공로봇을 상용화했다. 이 로봇은 이중 바닥 공사에서 상부 패널을 덮는 위험한 작업을 담당한다. 주로 반도체 공장이나 클린룸, 데이터센터 전산실 작업에 활용되며, 현재 아산 디스플레이 현장과 평택 반도체 현장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현대건설도 현대로보틱스와 기술 협업을 통해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무인 시공 로봇 기술을 개발했다. 이 로봇은 근로자가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리프트에 올라가 했을 천장드릴 타공 작업을 대신 수행한다. 이를 통해 정확하고 효율적인 작업도 가능하지만 궁극적으로 고위험 작업 환경에서 근로자의 안전을 확보 할 수 있다. 향후 페인트, 용접, 조적 작업 등으로 적용범위를 확대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 자동화를 적용하는 것은 안전에 초점에 맞춰져 있다"며 "로봇을 통해 고위험 작업을 대체해 중대재해법을 대비한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