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으로 어려워진 도소매 사업주들, IT 기술로 눈을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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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03-04 17:53 조회2,10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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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쇼핑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그리고 팬데믹과 물류난이라는 거대한 어려움에 봉착하면서, IT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세계적인 도소매 업계 전시회인 NRF에서 이러한 현상이 가시적으로 드러났다.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이른 바 ‘하이브리드 쇼핑’이라는 것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속도’를 살리는 것이 사업 운영자들 사이에서 조금씩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 봉쇄가 끝나고 2년 만에 돌아온 도소매 상점 주인들 사이에서 이 분야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 뉴욕에서 열린 전 세계적인 리테일 전시회인 NRF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미지 = utoimage]
사람들이 물리적인 공간으로 쇼핑을 나오려 하지 않는 때에 도소매 업체들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이번 팬데믹이 던진 중대한 질문이다. NRF의 의장인 마이크 조지(Mike George)는 기조 연설을 통해 “우리 모두는 세상에 둘도 없을 것 같은 어렵고도 중요한 시기를 지나왔다”고 말했다. “세상이 멈췄어도 도소매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전진했고, 시대에 따른 소비자들의 요구가 급변해도 그것에 맞추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가 말한 것처럼 소비자들의 요구는 항상 변할 것이고, 그러므로 도소매의 진화는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이며, 그에 따라 각종 IT 기술의 도입이 불가피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팬데믹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이며, 앞으로 또 어떤 변이가 나올지 예상할 수 없고, 세계적인 공급난 혹은 물류난 역시 해결점이 보이지 않는 상태이니 도소매의 변신은 이제 필수라고 볼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는 어떻게 바뀌었나?
NRF와 IBM이 함께 진행한 조사를 통해 꽤나 많은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 쇼핑을 즐기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하이브리드 쇼핑이란 오프라인 쇼핑과 온라인 쇼핑을 합친 것을 말한다. 조지는 “조금 더 나이가 든 세대는 온라인에서 구매를 하고, 매장에 가서 물건을 찾아오는 쇼핑 행위에 굉장히 편안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이번 NRF에서 조사됐다”고 하며, “이런 흐름이 예전처럼 직접 가게로 찾아가는 것으로 바뀔 리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또 다른 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어느 정도 입증되는 주장이다. 위 NRF 조사에서 소비자들의 58%가 매장 내 셀프 계산대를 사용하고 있고, 어지간하면 셀프 계산대를 계속 사용할 것 같다고 답한 것이다. 또한 50%는 온라인으로 주문을 하고 매장에서 직접 물건을 가져가는 걸 선호한다고 답했다. 47%는 모바일 지불 시스템을 애용한다고도 답했다.
도소매 업자들에게는 그리 좋지 않은 소식들
이런 하이브리드 쇼핑 트렌드에 맞추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인 업체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아직도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고, 난관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및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업체인 데이터브릭스(Databricks)의 리테일 부문 수장인 롭 세이커(Rob Saker)의 설명이다. “지난 2년 동안 팬데믹 때문에 사업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상점주들이 배달 시스템에 적극 투자하기 시작했거든요.”
무슨 뜻일까? “팬데믹 때문에 어려운 와중에 어떻게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자 투자를 했던 운영자들 입장에서는 지금의 상황이 약간 애매합니다. 온라인 쇼핑은 분명히 늘어나고 있어요. 그래서 배달에 투자를 했죠. 그런데 팬데믹 봉쇄가 느슨해지면서 온라인 쇼핑의 ‘수익률’이 떨어지기 시작한 겁니다. 온라인 쇼핑 인구수는 늘어나는데, 수익률은 떨어지는 기묘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죠. 배달에 투자한 것이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된 것입니다.”
여기에다가 공급난으로 병목 현상이 걸리고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지고, 심지어 대 퇴직의 시대가 겹치며 인력을 구하는 것도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이제 좀 사나 싶었던 도소매 업체들에 있어 2022년의 시작은 매우 암울하기만 하다. “투자를 딱히 더 하지 않은 업체더라도 팬데믹 봉쇄가 끝나고 돌아와 보니 기존 시스템이 너무 낡아 있더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런 업체들은 빨라지는 소비자의 변화에 아예 대응을 시작조차 못한 곳이죠.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당할 수밖에 없어요.” 세이커의 설명이다. 따라서 세이커는 “2022년 도소매 업계의 주안점은 하이브리드 쇼핑에 맞춘 백엔드 교체 및 체질 개선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데이터와, 데이터 분석 기술 활용하기
운영의 기조와 체질을 바꾼다는 게 말처럼 쉬운 건 아니지만, 해냈을 때 얻어가는 것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세이커는 말한다. “온라인 쇼핑을 위한 시스템을 갖추면 여태까지는 수집할 수 없었던 데이터들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고객들의 연령이나 상황, 성별에 따른 선호도라든지, 매장 내 가장 인기가 높은 아이템 외 가장 소비자를 망설이게 하는 물품이 무엇인지 등과 같은 데이터들이 모이고, 이를 통해 시장과 매장, 고객에 대해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 것에 대응하다보면 당연히 고객의 경험이 향상되고, 예측도 정확해지죠.”
에어매트 생산 및 도소매 업체인 슬립넘버(Sleep Number)의 데이터 분석 책임자인 케이티 캠벨(Katy Campbell)은 NRF 강연을 통해 “다양한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활용하려 했을 때 돌파해야 하는 지점은 ‘누구를 믿어야 하는가?’를 판단하고 결정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데이터 분석을 대행해 주는 전문 기업들도 많고, 서드파티 전문가들도 많습니다. 자신들만의 데이터 레이크를 각종 도구들로 만들고, 서로 다른 전략을 통해 활용하죠. 그러니 전부 다른 결론을 내립니다. 같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데도 말이죠.”
슬립넘버는 “모든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두고, 하나의 통합적 해석을 함으로써 의견을 일치시킨다는 목표를 먼저 수립했다”고 한다. “동시에 회사 내 결정 과정을 향상시키겠다는 목표도 달성해야만 했고요.” 그래서 선택한 것이 데이터 분석 서비스 업체인 SAS다. SAS의 리테일 부문 디렉터인 댄 미셸(Dan Mitchell)은 “슬립넘버와 같은 소비재 기업들은 분석 센터를 통해 단순히 판매 관련 정보나 보고서를 받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제품 설계와 기획, 제품 판매 계획 수립과 고객 서비스 기획까지 다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리테일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역시 NRF 행사에 참가해 자신들이 도소매 업체들을 위해 마련한 클라우드 서비스들을 선보였다. MS의 경우 도소매 산업에 꼭 필요한 클라우드 기능들을 모아둔 서비스인 ‘Microsoft Cloud for Retail’을 2월 1일부터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풀겠다고 약속했다. MS는 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도소매 업체들이 상업 행위를 통해 얻어낸 데이터를 최대한으로 활용하고, 고객의 경험을 한 차원 높이고, 실시간 공급망을 개설하고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구글은 버텍스 AI(Vertex AI)라는 솔루션을 사용해 데이터와 인공지능의 잠재력을 이끌어내 시장 예측을 보다 정확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매장 업주들에게 광고하며,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소매 산업에 활기를 심어줄 만한 다른 기술들도 준비되어 있다”고 발표했다.
“최악의 상황은 지나가고, 희망의 날이 다가온다고 믿고 싶은 게 우리 모두의 심정일 겁니다. 하지만 오미크론은 아직도 기세가 등등하고, 그 다음에 또 어떤 변이가 나타날지 모르는 게 현실입니다.” 기조 연설 시간, 조지는 강연을 이어가며 말했다. “하지만 2022년을 위축된 마음으로 시작하지는 맙시다. 아무도 예상 못한 지난 2년을 변화로써 버텨낸 게 우리들이니까요. 우리는 여태껏 그러했듯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물품들을 공급할 것입니다. 무엇이 우리를 가로막든 말입니다.”
글 : 제시카 데이비스(Jessica Davis), 칼럼니스트